본문 바로가기

Essay

1년이 다 (맛)가버리기 전에 쓰는 이른 전반기 평가

 

지루한 내근날, 종이컵을 부리로 만들어서 그린 오리

제임스 프레이저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자
다짐을 담아낸 나름의 성찰 글을 쓴 지가
어언 6개월이 지났다.

처음엔 글을 가끔 쓸 생각이 아니라
매일, 또는 매주 쓸 생각이었지만...
나는 여러 상황 속에서 타협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숨만 쉰 채 살고 있느라
이렇게 6개월 만에 글을 쓴다.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3가지 섹터로 봤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합의이혼을 한 2개월 뒤
췌장암 투병하시던 장인어른의 소천,
그리고 그때 느꼈던 내 감정의 어려움이
제일 기억에 남고, 충격이 컸던 것 같다.

개인적인 것들은
코로나 감염으로 힘들었던 나와 가족들,
신용회복(워크아웃)을 하기 위한
90일간의 길고 긴 연체 과정,
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상위 10% 성적을 냈던 성과,
팀장과 함께 한 1달 동행,
호텔에서 홀로 남아 보냈던 생일 밤,
태형 선배의 결혼식과 서울여행,
헬스, 생명의 삶 1년권을 끊었으나
처음에만 열심히 하고 뜸해진 나의 인내력,
주식, 코인 투자 손실 연 누적 -150만 원
(루나 코인 30만 원 포함...)
아빠와 단둘이 함께한 첫 여행에서 맛본
짜릿했던 대한항공 우승 경기 직관까지


생각나는 것들은 대충 이런 것들이다.
사건들을 일단 나열은 해놨는데,
일일이 그 시간과 과정들을 기록하고, 분석할지
아니면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하는 게 좋겠지?)

그다음 관심 있던 사회/문화 섹터는
안철수의 단일화 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경제위기,
그토록 응원하던 토트넘 챔스 진출 등이다.

사람은 자기 일기장에도 거짓을 보태고,
사건을 왜곡하며 진실하게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근데 뭐, 어차피 나는 자발적 사회적 격리 중이라
말할 사람도 없고, 블로그를 볼 사람도 없을 테니
눈치 안 보고 그냥 솔직하게 써야겠다.

난 너무나 많이 내 감정을, 내 욕구를, 내 치부를
숨겨왔고, 참았지만 해결하진 않았고, 묵인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솔직하자.
미래의 내가 헷갈려하지 않도록...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더 이상은 상처 주지 않도록...

글에는 힘이 있다는데, 

속는셈치고 한번 해보자.
(진짜 내 글들이 힘이 있어질 때까지)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년에 한번 쓰는 블로그라니...  (0) 2023.08.08
새로운 시작  (0) 2021.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