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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1년에 한번 쓰는 블로그라니...

금붕어가 참 나같다. 원래는 귀여웠는데...오늘따라 가엽다.

신기하게도
어렵고 마음이 갑갑할 때, 글을 쓰게 된다.

사람은 습관을 반복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나만의 습관인가보다.

 

안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큰 일들이

감사하게도 하나 둘 해결됐다.

3월에 대리로 진급을 했고,

5월엔 워크아웃이 최종 체결됐다.

 

이 일들만 해결되면 그래도 

괜찮아질거라며 내 자신을 다독였고,

해결됐을 때의 해방감은 

참으로 통쾌하고 좋았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안도하고, 마음의 근심이 사라지니

예전처럼 나를 과신하게 됐고 그로인해

새로운 근심과 고통을 낳았다.

 

일은 이런저런 핑계로 인해 안하게 되었고,

갑자기 188만원이라는 돈을 갚아야 하니

부담이 커져서 돈에 대한 압박에 시달렸다.

 

요즘에 취업도 인간관계도 포기한

2-30대 젋은 은둔형외톨이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다큐도 여러번 봤다.

직장생활을 하고있다는 것만 빼면

그들과 다른 것 없는 나의 모습에

참으로 슬퍼졌다.

 

계획대로 돈은 갚을 수 있을까?

갚고나서는 뭘 할 수 있을까?

뭐가 나에게 남을까?

회사에서 나의 평가는 왜이렇게

항상 들쭉날쭉 한걸까?

왜 항상 비교 당하며 살아야 할까?

나는 조경양 주임처럼 이직하려는

노력도 안하고 시도도 안했을까?

나만 너무 뒤쳐지는거 아닌가...?

등등

 

사실 이 글도 나의 전반기

성과평가를 해야하는데,

쓸 말이 없고 막막해서 

쓰는 것이다.

 

사고 싶은 건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고

현이한테 해주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 어느것 하나 제대로 할 수 없고

빚만 갚아야 하는 나의 모습이

너무 처량하다. 

 

신세한탄만 늘어놨는데, 

이렇게라도 안하면 답답해서

미칠지경이라 티스토리를 켰다.

박보영이 매일 일기를 쓴다고 하는데

거기에 자극받고 쓰는 것이기도 하다.

 

23년이 가기까지 이제 4-5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일주일이란 자유시간이 주어져도

휴가 동안 한 거라고는 침대에 누워서

넷플릭스 보기, 유튜브 보기밖에 없었던 나다.)

 

일하기는 싫다.

그럼 놀고싶냐? 응!

근데 돈이 없어서 잘 놀지도 못한다.

그럼 일이라도 하자.

일하기 싫다니까?

그럼 놀아.

알았어. 그런데

돈없이 노는건

노는게 노는게 아니야.

그리고 이젠 친구도 없다.

내가 다 떠나 보냈다.

결국 다 (재미)없다. (하기)싫다.

 

푸념만 뱉었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결정을 못했다.

분명 저딴 결론을 내려고 쓴 글은 아니다.

그래도 글을 쓰다보니 해결방법이 떠오른다.

바로 작별하는 것.

 

작별해야 할 것 같다.

박보영이 모든 작품이 끝날 때마다

"잘가 안녕." 이렇게 일기장에 쓰며

캐릭터를 보낸다고 한다.

그래야 잘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이 블로그는 내 일기장이니까

내 못난 캐릭터, 못난 성품들,

못난 습관들, 못난 성격과

작별해야겠다.

(최소한 그러겠다고 선포는 해야겠다)

 

그리고 다시 일해야겠다.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야겠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겠다.

배우가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것처럼

 

안녕. 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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